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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당뇨로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환치의 희망주고파...
진료과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김병준
당뇨/호르몬 명의 내분비대사내과 김병준 교수


당뇨병 환자는 최근 10여 년 사이 2배로 늘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2년 125만 명이었던 환자는 2012년 221만 명에서, 2016년 270만 명을 넘었다. 수적으로만 증가한 것이 아니라 발병 연령도 젊은 층까지 확대됐다. 30~44세 사이의 당뇨를 젊은 당뇨라고 볼 때, 이들 연령의 3.5% 정도가 당뇨로, 약 15%가 당뇨 전 단계인 공복혈당 장애로 진단받았다는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당뇨병 환자의 증가는 아이러니하게도 경제적 발전과 비례한다. 60년대 이후 급속한 경제성장기를 거치며 서구화된 식습관, 생활습관 등이 결국 당뇨병의 원인이 된 것. 즉, 필요한 이상으로 잘 먹고, 필요보다 덜 움직이게 되면서 우리 몸의 호르몬 신호 체계가 이상을 일으킨 것이다.

내분비대사내과 김병준 교수는 “80년대까지만 해도 당뇨 하면, ‘보리밥 먹으면 낫는 병’ 쯤으로 인식했다. 당뇨를 비롯한 내분비, 대사 질환에 대한 인식도 낮았고, 환자도 적었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당뇨를 진료하는 의사도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환자가 증가하면서, 치료를 위한 내분비 질환 치료에도 많은 발전이 있었다. 불과 30~40년 전만해도 한두 가지 약물에 의존해야 했던 치료는 수많은 연구자들의 노력에 힘입어 최근에는 췌도이식과 인공지능까지 치료에 활용될 만큼 발전했다. 가천대 길병원은 지난 3월 중증당뇨 인공지능 클리닉을 개소했다. 중증당뇨 인공지능 클리닉에서는 당뇨를 치료할 수 있는 첨단의 기술력을 총 망라해 오랫동안 당뇨로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완치’의 희망을 주고자 하는 의료진의 열망이 담긴 클리닉이다.

김 교수는 “대학병원 내분비대사내과를 찾는 환자들 중에는 ‘경증’ 환자보다 중증이 많은데, 100명 중 40명은 다른 과를 거치고, 거쳐서 합병증이 생기고서야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며 안타까워했다. 김 교수는 “내분비대사내과에서 다루는 질환들이 서서히 시작되기 때문에 환자들이 ‘다음에, 다음에’하며 치료를 뒤로 미루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지경이 돼서야 병원에 온다”고 말했다.

당뇨 뿐 아니라 호르몬 이상에 의한 질환도 마찬가지다. 내분비대사내과의 진료 분야는 크게 당뇨, 고지혈증, 골다공증 등 대사질환과 뇌하수체, 부신, 갑상선 등 호르몬 질환으로 나눌 수 있다.

대사 질환인 당뇨는 호르몬 질환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단이 간단하다. 그러나 호르몬 질환은 아직까지 환자들에게도, 전공 영역이 아닌 의사들에게도 낯선 질환이다. 김 교수는 “농담처럼 ‘여기 저기 다녀도 안 되면 내분비대사내과로 오시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증상은 있는데 원인이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면 호르몬계 이상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예로, ‘쉬한증후군’이라는 뇌하수체 질환이 있다. 산모 출산 후 출혈로 인해 뇌하수체에 손상이 생기는 병인데, 호르몬 부족으로 시름시름 앓거나 월경 이상, 모유수유에 이상이 생기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김 교수는 “원인만 알면 간단히 약물로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인데, 원인을 찾기 위해 처음부터 내분비대사내과를 생각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심지어 원인을 찾을 수 없는 신체 기능 저하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까지 보고서야 뒤늦게 호르몬 이상을 진단받는 안타까운 사례도 적지 않다.

김 교수는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들은 환자의 ‘관상’을 중요하게 여기는데, 이는 호르몬의 이상이 얼굴 등 몸의 형태로도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호르몬 과잉으로 인한 말단비대증이나 쿠싱증후군 등은 서서히 시작돼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건강을 해치는 무서운 질환이다.

김 교수는 “환자가 문을 열고 진료실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얼굴을 살피고, 표정을 살피는 것부터 진료가 시작되는 것은 물론 연관이 전혀 없어 보이는 환자의 증상과 생활 습관 등을 모으면 진단을 내릴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에 환자들과 더 많이 대화하고, 환자에 대해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 이 분야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라고 말했다.

환자의 얼굴 형태에서 여러 가지 질환을 유추할 수 있다 보니 지나가는 사람을 유심히 관찰하게 되는 습관이 생긴 것은 단점이자 장점이다. 김 교수는 “길을 가다가도 말단비대증이나 쿠싱병으로 의심되는 사람을 보면 검사를 해보라고 말해주기도 하는데, 모르는 이에게 대뜸 병원에 가보라고 하는 것이 이상하게 비춰질 수 있지만, 나의 조언으로 인해 환자가 자각하고, 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어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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